와딜뷰

와딜뷰 #03 나의 최고가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

바람이머문곳 2021. 1. 1. 23:53

2016년말 와디즈를 알게 되었고, 2019년 5월, 13년여간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와디즈에 입사를 하였습니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한 에코시스템을 구축해주는 크라우드펀딩의 매력에 사로잡혀 평생 처음으로 이직을 하게되었죠. 와디즈 직원이다 보니, 와디즈의 편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편향성이 있지만, 본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아래 글을 읽으실 때 참고하여 주세요.

지금까지 펀딩하기(기존 리워드 펀딩) 42회, 투자하기(기존 투자형 펀딩) 11회를 했네요.
그 중 펀딩하기 중에 나의 최고가액은 99만원이었어요.
굉장히 최근 펀딩이고, 지금도 가장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바로 생각해낼 수 있었죠.

금액도 뭔가 의미 있게 딱 99만원이고요. 

리워드는 바로 '전기 자전거'예요.

자전거도 안 타고 다니던 제가 갑자기 전기자전거를 펀딩하게 된 이유는, '운동' 때문이 아니었어요.
제가 신분당선을 타고 출퇴근을 하다보니, 편도 3,050원에 달하는 지하철 요금이 나왔었죠. 하루에 출퇴근하면 지하철비만 6,100원이 들었어요. 자전거로 출퇴근하면 150일만 타도 본전은 뽑겠다는 생각을 했죠.

자전거를 타는 이야기를 하면, 주변 지인들이 같이 언제 라이딩을 하자고 하기도 했고, 운동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지만, 저는 철저히 교통비 절감에 목적을 두고 전기 자전거를 펀딩하게 되었어요.
150일 정도를 2년간 타는 것은 어려울 것 없겠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2년 후부터는 교통비 절감으로 이득이 생기겠다 하는 단순한 생각에 덜컥 가성비 괜찮은 펀딩에 참여했어요.

원래 약속했던 제품이 생산 과정에서 컨트롤러가 변경되어 약간 잡음이 있었으나, 컨트롤러 교체를 하고 배송 받을 지, 배송 받고 나중에 무상 교체를 받을 지 선택권을 주셨고, 진행상황을 오픈톡방에서 바로바로 공유해주신 덕분에, 메이커님을 믿을 수 있게 되었고, 대부분의 서포터님들은 만족하셨던 듯 해요.

저는 사실 전기 자전거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던지라, 크게 개의치 않고, 빨리 받아서 타기 시작해야 교통비 절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컨트롤러는 나중에 교체하더라도 현재 상태로 보내달라고 해서 20년 5월 26일에 수령을 했지요. 다만 메이커님 회사가 마곡에 있었던 터라, 컨트롤러 교체하러 언제쯤 갈 수 있을 지 잘 모르겠다는 걱정은 했어요.

그래도 5월말부터 받아서 열심히 타고 다녔어요. relive라는 앱으로 출퇴근을 트래킹 했는데, 올해 2,152.6 km를 탔네요.

보통 저는 메이커의 성장을 위해서 펀딩하기를 참여하는데요. 10만원 이하의 펀딩은 해당 메이커의 성장을 지지하는 수준으로 할 수 있어요. 그런데 100만원은 투자하기로 스타트업의 소액 지분도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이라, 자전거 하나 띡 받고 메이커의 성장만을 지지하기엔 큰 금액인 것 같았죠. 해당 메이커는 수출도 하신다 하는 얘기는 들었고, 신제품도 계속 나오는 것 같아서 잘 성장하고 계신 듯 해요. 

 

그렇다면 99만원을 투자하고 받은 자전거는 그에 상응하는 리워드일까? 나의 삶에는 의미있는 리워드인지를 돌아보고 싶었죠. 애초에 교통비를 절감하기 위한 펀딩하기였어서, 나의 삶(재무적이든, 신체적이든 간에)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리워드를 받은 때부터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나의 인생 손익에는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 계속 관리를 해왔어요.
교통비 절감분을 매출이라고 생각하고,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 들어갔던 비용(자전거를 2년간 탈 것으로 생각하고 2년으로 감가상각을 해서 매출원가로 감안했다)을 정리해서 저만의 손익계산서를 만들어 봤어요.

올해는 이상 기후로 7~8월에 장마가 길었던 탓에 많이 타지 못했다. 2020년을 통틀어 보니 266천원의 손실이 났네요. 손쉽게 교통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이죠.

2021년도 편도 라이딩 횟수가 지금보다는 3배가 되야 연간 흑자로 돌아선다는 것도 알게되었죠.
월 평균 15일 정도는 타줘야 하는데 2020년을 돌아보니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아요. 2021년에 얼마나 타느냐에 따라서 이번 펀딩하기가 잘 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네요.

2021년은 좀 더 화이팅해서 타고 다녀야겠어요. 타면 탈 수록 수선비와 소모품비도 더 늘어날 듯 한데 걱정이 되네요.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나봅니다.

2021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전 2021년 라이딩 3배를 목표로 한 해를 시작해봅니다!!